내 얘기야 (9)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마음은 흘러가지 않았다 내 마음은 갓 어른이 된 스무살 언저리 우연히 보았던 흑백 영화 '로마의 휴일'의 오드리 햅번이 서 있던 계단 딱, 그 만큼의 높이 그 땐, 당장 오늘만 살고 죽을 것처럼 내 자신을 모두 태워 열심이었는데.. 왜 조금도 아쉽지 않았을까? 기억에도 남지 않을 일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생각하면 후회할 법도 한데 차라리 남은 게 없어서 늘 새 옷같이 깨끗해서 좋았다. 누굴 만나도, 어디를 가도, 무엇을 해도 태어나서 처음 하는 말처럼 신비롭고 처음 먹는 음식처럼 신기하고 처음 해보는 일같아 신이 났다. 나는 오늘, 지금 당장, 이 순간 행복하고 싶은 사람이었을뿐. 과거의 문을 두드리며 울지 않았고 내일의 그 어떤 것도, 그것이 희망이든 절망이든 미리 손 내밀지 않았다. 이전 1 2 다음